
제주 여행 셋째 날. 저녁엔 오래 전 들렀던 명리동식당에서 흑돼지를 먹기로 했다. 가게 앞에서부터 연탄불 냄새가 솔솔 풍겼다. 그 향이 참 묘하게 식욕을 자극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이 제법 많았다. 테이블마다 고기를 굽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연탄불 특유의 향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명리동식당
주소 :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498
영업시간 : 11시30분~21시(월요일 휴무)
전화번호 : 064-772-5571
주차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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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제주산 흑돼지만을 취급한다. 또 자투리 고기를 저렴하게 판다고 유명하다. 메뉴판을 보니 자투리 고기 1인분에 15,000원. 제주 흑돼지 치고 꽤 괜찮은 가격이다. 예전에도 자투리 고기를 먹어봤는데, 그때도 질이 꽤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좀 더 제대로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목살 2인분을 주문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정갈했다. 파절이, 김치, 마늘, 쌈채소 등 기본 구성이 탄탄했고, 떨어지면 셀프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고기가 나왔는데, 딱 보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색도 곱고 마블링도 예뻤다. 무엇보다 두께감이 마음에 들었다. 얇은 고기보다 두툼한 고기가 식감도 좋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진하게 느껴지니까. 사장님이 직접 테이블을 돌며 고기를 구워주셨다. 연탄불 위에서 천일염을 머금은 고기가 익어가며 내는 지글지글한 소리가 좋았다.


이 집은 연탄불을 써서 그런지 고기에서 은은한 불향이 난다. 가스불로 구운 고기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그 향. 한 점 먹어보자마자 바로 좋은 고기라는것이 느껴진다.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고소하고 부드러웠다. 지방 부분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았다. 파절이 위에 고기를 올려 먹으면 느끼함이 싹 사라지고, 멜젓에 찍어 먹을 때는 또 다른 풍미가 느껴졌다.


멜젓은 제주 흑돼지에 빠질 수 없는 조합이다. 명리동식당의 멜젓은 간이 세지 않고 적당해서 고기의 맛을 더 살려준다. 짭조름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지고, 고소한 지방 향이 함께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한 점 한 점 먹을 때마다 “이래서 제주 흑돼지가 유명하구나” 싶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즈음 사장님이 김치뚝배기를 내주셨다. 국물이 개운하고 깔끔했다. 짜지도 달지도 않으면서 고기 기름진 맛을 싹 잡아주는 느낌이다.
명리동식당은 내가 여러 번 방문했는데도 늘 같은 맛을 유지하는 곳이다. 제주도에는 유행 따라 생겼다 사라지는 식당이 많지만, 여긴 그런 곳이 아니다. 처음 왔을 때나 지금이나 고기 질이 변함없다. 그런 꾸준함이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오늘도 역시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관광객도 있었지만, 로컬 손님도 제법 보였다. 그걸 보니 괜히 더 신뢰가 갔다. 여행 중 만나는 ‘현지인 맛집’의 느낌이랄까. 명리동식당은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집이다. 꾸밈없이 정직한 맛. 그런 식당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돈내산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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